퇴사를 고민 중인 20대 후반에게: 현실과 용기 사이에서
12월의 끝도 이제 얼마 남지 않았는데요. 새해를 맞이하는 것은 설렘과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기도 하지만 한 살 나이를 먹어가며 그만큼 걱정도 많아지게 되는 것 같습니다.
저는 사회생활을 빨리 시작한 편입니다.
어릴 적부터 공부보다 돈 버는 것에 더 관심이 많아 아르바이트로 내가 고생해서 버는 돈에 가치를 일찍 느꼈습니다. 그렇다 보니, 대학교를 졸업하자마자 취업을 하고 첫 직장에서도 남들보다 열심히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했죠.
회사를 입사하기 전에는 뽑아만 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근데 회사를 다니고 나면 장점보다는 단점이 더 눈에 보이기 마련입니다. 주변에 있는 상사, 동료의 갈등, 회사의 월급, 야근, 회사의 성장성, 건강상의 이유 등 개개인의 단점이 다를 뿐이지 회사를 다니는 분들이라면 하나 정도 어쩌면 하나 이상 만족하지 못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저도 회사를 다니다가 주변에 있는 동료와 갈등, 다른 회사에 비교되는 월급 등으로 회사에 대한 불만이 있었습니다. 그런 불만들로 막연하게 퇴사를 한다고 해도 20대 초, 중반에는 문제가 되지 않았죠.
20대 후반, 누군가에게는 어린 나이일 수 있지만 사회에서는 그렇지 않다.
대학교를 빨리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빨리하는 사람들도 있고, 아직 대학교나 대학원에서 공부를 하며 진로를 정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그렇게 20대 후반이 다가오면 이제 곧 앞자리가 3이라는 숫자로 바뀐다는 체감을 합니다.
제 주변을 돌아봐도 20대라는 젊은 나이에 결혼을 하고 가정을 꾸리는 친구들도 많고, 취업을 빨리 한 친구들은 진급을 하는 경우도 있죠.
20대 초, 중반에는 현실보다는 용기로 퇴사를 생각하고 실행할 수 있었지만, 후반으로 넘어가게 되면 어느 정도 현실도 생각해야 되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주변 동료들이나 친구들에게 퇴사를 하겠다는 말을 하면 이런 말을 하죠.
나가서 뭐 할 건데?
저도 퇴사를 고민하고 동료들과 친구들에게 제일 많이 듣던 말이 퇴사하면 뭐 할 건데?라는 굉장한 압박을 주는 말인 것 같습니다. 다른 곳에 이직을 위해 퇴사를 하시는 분들이라면 크게 문제가 되지는 않지만, 이직이 아닌 회사에 대한 불만과 고통으로 퇴사를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은데요.
아침에 일어나서 출근하며 하루 8시간을 회사에서 보내고 집에 돌아와 진이 다 빠져 있는 저를 보며 매일 같이 퇴사를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현실을 생각하면서 퇴사를 할 용기가 나지 않았어요. 곧, 30대고 이제 사회에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아야 하는 시기라고 느꼈죠. 그리고 제일 두려웠던 건 남들이 말하는 나가서 뭐 할 건데?라는 말에 내가 쉽사리 대답할 수 없는 자신이 부끄럽고 비참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퇴사를 고민하기에 있어 현실적인 조언 3가지
1. 퇴사를 해도 경제적으로 봤을 때 6개월에서 1년 정도 버틸 수 있는 돈이 있는가?
자본주의 세상을 살고 있는 우리는 돈이 없다면 곧 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하는 상황이 됩니다.
현실적으로 내 통장에 잔고가 0원인 상태에서 회사를 그만두고 추가적인 수입이 없다면 생활에 큰 지장을 주겠죠. 그래서 6개월~1년 정도를 생활할 수 있는 돈을 가지고 있어야 퇴사를 하더라도 조금의 여유와 탐색의 시간을 가질 수 있습니다.
2. 당장에 새로운 일과 직장이 아니더라도 다른 일을 생각해 본 적이 있는가?
여러분들은 지금하고 있는 일이 아닌 다른 일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나요?
하고 싶은 게 명확하게 정해진 사람, 하고 싶은 게 많은 사람은 퇴사를 하더라도 다른 목표를 찾아 노력을 할 수 있죠. 하지만, 내가 무엇을 하고 싶은지 , 좋아하는지, 도전하고 싶은지 생각조차 안 하고 퇴사를 하기에는 위험합니다.
왜냐하면 항상 정해진 시긴과 장소에 통제를 받다가 퇴사를 하게 되면 모든 선택과 시간들이 자유로워지게 되면서 오히려 나태해지는 상황들이 옵니다. 당장 여러분들이 주말에 다양한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는 것도 침대를 벗어나기가 어려운데 퇴사를 하게 되면 더더욱 나태해지는 게 사람입니다.
내가 다른 일이나 좋아하는 일 관심이 조금이라도 생기는 무언가를 찾으세요.
그래야 움직일 수 있습니다.
3. 퇴사를 하고 최악의 경우를 떠올렸을 때 내가 감당할 수 있는지?
퇴사의 이유가 개인마다 다양하듯이 최악의 상황도 개인마다 다를 겁니다. 누구는 돈이 될 수도 있고 소속감, 가족, 인간관계 등 다양한 경우에서 내가 감당할 수 있을지를 생각해보셔야 합니다.
저도 퇴사를 생각하면서 버티느냐, 퇴사냐를 정할 때 쓰는 방법은 리스트를 작성하는 것입니다.
요인 | 회사 | 퇴사 |
돈 (10) | 10 (100점) | 3 (30점) |
소속감 (6) | 7 (42점) | 4 (24점) |
스트레스 (8) | 1 (8점) | 7 (56점) |
건강 (5) | 4 (20점) | 6 (30점) |
가족 (7) | 7 (49점) | 5 (35점) |
합계 | 219점 | 175점 |
퇴사와 회사에 있어 내가 생각하는 중요한 요인들을 5~10개 정도를 적습니다.
각각의 요인들에서 중요도에 따라 점수를 부여합니다. 저는 돈이 제일 중요해서 돈을 10점으로 했고 요인의 점수가 중복이 돼도 상관이 없습니다. 일단 간단하게 숫자로 적어보는 거예요.
이제 회사와 퇴사 중에 돈이라는 요인이 회사를 다닐 때는 월급이 있으니깐 높은 점수를 주고 퇴사를 하게 되면 월급이 사라지게 되니 낮은 점수를 부여하는 것처럼 각 요인에 점수를 적어봅니다.
요인에 적어둔 점수와 내가 준 점수를 곱하여 나중에 합산했을 때 저는 퇴사보다 회사의 점수가 높은 것을 확인하고 퇴사를 감당하기에 아직은 준비가 되지 않았구나를 판단했습니다.
나이가 20대 후반이든 30대든 항상 회사에 대한 고민은 누구에게나 있기 마련입니다.
감정적인 퇴사가 아닌 신중하게 생각하고 결정을 해야 퇴사를 하더라도 감당할 수 있죠.
저 또한 퇴사를 수 백번 생각하고 다짐했지만, 저 리스트에 퇴사 점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며 퇴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여러분들의 고민에 조금은 도움이 되는 글이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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